수보리야,

어떤 선남자·선여인이 이 삼천대천세계를 가루로 만들어 버린다면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?

이 티끌의 무리는 얼마나 많다고 하겠느냐?

수보리는 대답하였다.

세존이시여, 아주 많읍니다.

왜냐하면, 만일 이 티끌이라고 불리워지는 존재들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면, 이것을 티끌의 무리라고 말씀하시지

아니하셨을 것입니다.

그러한 고로,

부처님께서 설하신 티끌의 무리라는 것은 실체가 존재하는 티끌의 무리가 아니라

그 이름을 티끌의 무리라 불리워질 뿐입니다.

세존이시여,

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도 역시 실체의 세계가 존재해서가 아니라

그 이름이 삼천대천세계라고 불리워 질뿐입니다.

왜냐하면, 만일 한 어떤 세계가 실체적으로 존재하여 있다면 이것은 한개의 형태이며

여래가 설하신 한 형태란 실체의 한 형태가 존재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이름하여 한 형태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.

수보리야,

이것은 정해진 한 형태라고 규정지어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.

그러나 이것을 범부중생이 구별하여 탐하는 욕심이 있기 때문에 한 형태라 규정지어 말하는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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